하루마음의글

나무

닮은하루 2006. 11. 12. 02:06

 

 

 

 


 

 

 

문득 눈앞의 세월 다 지워지고

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.

 

수첩 속에 뻭뻭하던 이름들 하나같이

소나기 맞은 글씨처럼 자욱으로 번질때

흔적도 없이 사라져 갈

사람이 아름다울 때 있다.

 

세파에 치어 각양각색인

남루 또한 지나간 상처 마냥 눈물겹고

서 있는 사람들이 한 그루 나무처럼

이유없이 그냥 아름다울 때 있다.

 

가파른 세월이야 지나면 그뿐,

코끝을 감고 도는

한 자락 커피 향에 두 눈을 감고

비 맞는 나무처럼 가슴 적시는

무심한 몸놀림이 아름다울 때 있다.

 

 

 

 

- 김재진 -